14 Sep 2014

룩셈부르크에서 온 피노블랑 Pinot Blanc from Moselle, Luxembourg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와인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가움이다. 와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실을 아는 지인, 시댁 가족들이 런던에 방문하면 주로 한병 내지는 몇 병의 와인을 건네주곤 한다. 그들에겐 선물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니 좋고 나에겐 언제나 기쁨과 설레임을 선사하는 실패율 0%의 선물 또한 와인이니 两全其美, 누이좋고 매부좋고 이다.

1년 전 쯤, 독일에서 와인공부를 마치고 룩셈부르크에 터를 잡은 이쁜 후배가 건네주고 간 그 곳 모젤 지역에서 생산된 피노 블랑도 그렇게 특별히 내게 온 와인들 중 하나이다. 이 와인을 얼마전 이 곳 와인가 친구들을 초대한 저녁자리에서 함께 마셔보자며 오픈했다. 룩셈부르크에도 모젤강을 중심으로 소량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고 그 중  Ehnen 지역에 위치한 Harmillen이라는 생산자의 와인은 꽤 인기가 있다는 후배의 말이 떠올랐다. 가볍게 상쾌히 마시기 좋은 와인이니 맛보라던 그녀의 미소도. 

후배 말이 옳았다. 그야말로 가볍게 상쾌히 마시기 좋은 화이트 와인이였다. 머금은 직후 당도가 살짝 높은 감이 있었지만 쨍한 산도가 더 길게 입안에 맴돌며 부드러운 질감속으로 단맛이 슬며시 가시니 상쾌한 마무리가 가능했다. 12.5% 정도의 과하지 않은 알콜도 가벼운 식전주로 마시기에 제격이었다.    

향이나 맛에서 확연한 개성을 드러내지 않는 피노블랑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종종 낭패 대상이다. 비슷한 neutral character를 갖고 있는, 오크 숙성으로 '여기 나 있소'를 외치지 않는 샤르도네이 또는 피노 그리/그리지오 등과 헷갈리기도 십상이다. 

그럼에도 그 만의 숨겨진 개성이 있으리라. 나의 포도 품종 마스터파일에 적혀있는 피노 블랑에 대한 주요 포인트를 몇가지 적어보자. 
  
Pinot Blanc: neutral style, neutral fruit, timid Chardonnay. White pear, floral hint, residual sugar possible, phenolic character & good acidity. Lighter style from Northern Italy vs fuller, richer style from Alsace. 그리고  한국어로 '구수한 보리'.  

나만의 기억 노트인 '구수한 보리'를 제외하고는 역시 큰 개성은 아직까지는 못찾겠다 꾀꼬리. 더 열심히 마셔보는 수 밖에 도리가 없겠다. 

PS. 고마워요 마담 레이몬드!

27 May 2014

런던 최고의 샴페인 레스토랑 Tirage의 헤드소믈리에 로베르토와의 만남


프랑스의 샴페인, 스페인의 카바, 이탈리아의 프로세코 그리고 캘리포니아,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은 물론 최근 영국에서도 활발히 생산되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들, 톡쏘는 기포가 매력적인 이 버블 와인들의 세계만 들여다보아도 실로 무궁무진하다. 버블 와인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만큼 뉴욕, 런던 홍콩 등 국제 도시를 중심으로 샴페인/스파클링 와인만을 전문으로 하는 와인바 및 레스토랑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이나 부산 등 한국에도 색깔있는 와인바나 레스토랑이 점차 늘고 있다지만 샴페인 및 스파클링 와인만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이와 매칭되는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는 샴페인 전문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식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존재하고 있다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샴페인 관련 기사를 읽던 어느날, 지난해 말 런던에 새롭게 오픈한 샴페인 전문 바/레스토랑인 Tirage, 그리고 이곳의 와인리스트를 책임지고 있는 개성있는 헤드 소믈리에 Roberto Della Pietra의 이야기를 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픈 직후인 지난 12월 방문 당시 로베르토의 전문적이며 친절한 안내로 피노누와 100%Drappier 샴페인과 피노 뮈니에르 100%D. Ducos 샴페인을 비교하며 인상적인 시간을 보냈고 그 후로 인연을 이어오던 터였다. 한국의 버블 애호가나 혹시 런던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흥미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겠다 싶어 그에게 시간 할애를 부탁했고 지난 5 22일 티라지를 찾았다.

Roberto Della Pietra, Head Sommelier at Tirage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는 이탈리아 및 영국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소믈리에이자 와인 전문가이다. 티라지에 햡류하기 전까지 런던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Gauthier Soho가 이끄는 Gauthier Wines의 총책임자를 지냈고, 디켄터월드와인어워드 등 각종 와인품평회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2월 디켄터와의 인터뷰 클릭 

런던 최고의 샴페인 및 스파클링 전문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티라지는 120 여 종이 넘는 버블 와인들 중심의 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샴페인의 6-70%는 잘 알려진 빅 하우스가 아닌 포도를 직접 재배, 생산하는 소규모 생산자, growers’ champagne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18 -20 여종의 샴페인과 7-8 종의 스파클링 와인은 잔으로 제공하고 있다. 잔 판매가 많은데 기포증발 등 오픈 후 변화에 민감한 스파클링 와인의 보관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다. 로베르토는 잔 판매 와인의 보관을 돕는 똑똑한 기계 ‘Le Verre de Vin’의 힘을 빌어 변화없이 최적의 상태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Le Verre de Vin이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 

잔 와인을 포함, 와인 리스트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 등에 대한 그의 의견을 물었다. 티라지를 찾는 많은 고객들 혹은 잠재 고객들은 와인, 특히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제한적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의외였다. 런던에서도 금융중심지인 시티지역에 위치해 있어 고객층의 와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구나 아차 싶었다. 로베르토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실상 본인이 알고 있고 마셔본 와인만 주문하는 경향이 크다며 말을 이어갔다. ‘stay in the comfort zone’ 즉 익숙하고 편안한 와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 가령 주문하고자 생각했던 잔 판매 샴페인이 리스트에서 사라져버리면 당황하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덧붙여 샴페인의 럭셔리한 이미지 때문에 또한 시티지역이라는 위치 때문에 음식이나 와인 가격도 무조건 높을 것이라 생각하고 접근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분명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더했다. 이러한 선입견을 없애고 문턱을 낮추는 것이 큰 과제로, 특히 음식 쪽 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활발한 소셜 미디어 활동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대중과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베르토와 이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면서 한국의 와인 레스토랑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앉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Tirage Champagne et Plats in London  
티라지에서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버블 와인과 음식매칭은 무엇일까? 티라지를 찾을 수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추천을 부탁하자 주저 않고 호박씨와 참깨 등 아시안 터치가 더해진 농어요리와 러시안 스파클링 와인인 Abrau-Durso “Cuvée Alexander II” 를 꼽았다. 러시안 스파클링? 재미있는 접근이다. 샤도네이, 피노블랑, 피노누아 그리고 리즐링으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인데 특히 리즐링이 선사하는 말린 살구, 스파이시, 진저브래드의 향과 맛, 드라이한 Brut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달콤한 센세이션이 있어 호박씨, 참깨의 고소함과 잘 어우러진다는 설명이다. 그리고는 이 조합에 대해 극찬하는 고객도 많지만 이상한 조합이라고 혹평하는 쪽도 많으니 역시 각자의 입맛에 따른 선택이 정답이라 덧붙인다. 이 외에도 소규모 샴페인 생산자인 LacroixRéserve NV와 사슴고기의 궁합도 훌륭하다고 추천한다. 오크통에서 발효된 샴페인으로 풍부하고 크리미한 텍스쳐, 너티, 토스티한 맛과 바디감이 좋은 Lacroix와 풍미가 강하지 않게 조리된 venison의 조화가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한다. 

로베르토가 느끼는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혹은 재미있는 트랜드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를 옮겼다. 그는 로제 샴페인/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본인이 최근 맛본 로제 중 영국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인 Hush HeathBalfour가 너무 좋았다고 한다. 이탈리아 출신 답게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애정도 여과없이 드러낸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며 북부 피에몬테 Cuneo지역에서 정통 샴페인 방식으로 생산되는 Marcalberto의 와인들과 남부 깜빠니아 지역에서 Falanghina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Donnachiara Brut Sante 를 꼽았다. 접하기 쉬운 와인들은 아닌데 티라지 와인리스트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하니 머지않아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해본다.

그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샴페인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Blanc de Noir로는 Drappier, 그리고 Blanc de Blanc으로는 Salon 그 외 Jacquesson 을 꼽는다. 내심 특이한 이름을 기대해서인지 재미는 덜했지만 단번에 고개는 끄덕여졌다. 

와인 업계 근황 및 샴페인 행사 등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정해진 시간이 어느새 채워지고 있었다. 끝으로 한국에도 장래 소믈리에를 희망하는 젋은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조언이나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덕담이 있으면 전해달라고 청했다. 로베르토는 이러한 질문은 항상 받는다고 활짝 웃으며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passion, great human being 그리고 humble을 꼽았다. 고객들과의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시험 보듯이 와인을 묘사하거나 로봇처럼 설명해서는 고객들과의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믈리에의 태도와 관련, 몇년 전 정리해놓은 글이 있는데 메일로 전달해주겠다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날 자정을 넘긴 늦은, 아니 이른 새벽 시간에 반갑고 즐거웠다는 메일과 함께 약속한대로 해당 글의 링크를 전달해주었다

Roberto’s Top 10 Most Annoying, Rude and Arrogant Things Sommeliers doClick 클릭
어떻게 하면 소믈리에가 될 수 있는지 등 소믈리에 직업과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기에 본인의 의견 및 가까운 소믈리에 친구들의 의견을 더해 작성한 글이라고 한다혹시나 소믈리에를 꿈꾸고 준비하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로베르토의 글을 공유한다. 

Tirage : www.tirage.co.uk   

24 May 2014

Memorable Tasting of 1974 Vintage Italian Wines


Civiltà del bere, Congratulations on 40th anniversary! I am happy to be born in the same year with this precious Italian wine magazine, published by Alessandro Torcoli. A wonderful Italian wine tasting was organised by Alessandro at the Four Seasons Florence to celebrate the 40 years of the magazine on the day preceding the 8th Masters of Wine Symposium. Including myself, lucky 45 wine experts and lovers toasted with the 7 different glasses of Italian wines that were born in the same year as Civiltà del bere, 1974.

1974? Yes, we know it’s not a good year when it comes to the general concept of vintage, which represents Bordeaux most of the time. How about Italy? We were told that for Chianti, 1971 was good, 1972 & 1973 was rather disappointing and 1974 was descent. For Barolo, 1974 was a good year fortunately.  

 
Photo: Civilta del Bere

 The seven selected 1974 vintage Italian wines for celebration.
1.    Lamole di Lamole, Lamore, Chianti Classico Riserva Doc 
2.    Castello d’Albola, Pian d’Albla, Chianti Classico Doc 
3.    Fattoria dei Barbi, Brunello di Montalcino Doc 
4.    Lungarotti, Rubesco Vigna Monticchio, Torgiano Rosso Riserva Doc 
5.    Nino Negri, Inferno, Valtellina Superiore Doc 
6.    Michele Chiarlo, Barolo Doc 
7.    Bertani Domains, Amarone Classico Superiore, Recioto della Valpolicella Doc 





During the tasting, each wine was presented by the owner or representative from the estates but oops! only in Italian. Grazie the gentlemen Roberto Anesi, a sommelier and restaurant owner based in Torento as well as my fellow student. Roberto was not only a perfect tasting partner but also a kind translator. 





How were the wines? Some performed better and some less. Not surprisingly, Michele Chiarlo Barolo expressed well his charm. Attractive floral aroma, dried fruits, savoury, earthy characters, layers of complexity... Right, Barolo was the big brother, no doubt. However, the real star of the day was Lungarotti Rubesco Riserva from Umbria. Wow, wow, wow! To be honest, I had no expectation to meet such a wonderfully matured wine from ‘Umbria’. Perhaps this low expectation, also from the others, added some extra points? With one vote from me, ‘the 40 year wine’ title went to the Rubesco. Blend of Sangiovese 70% and Canaiolo 30%, this wine showed finesse, power and complexity. Subtle yet sweet blackberry and red cherry fruits, silky tannins and texture, a lovely hint of oak with a long spicy finish... I went back to the glass several times and it evolved in the glass continuously. The wine deserved to be a winner. 


Here is the question. Can I have a chance to buy a bottle of 1974 Rubesco and celebrate my and my husband’s (yes, we are both from 74) 40th birthday later this year? Or better to look for a bottle of Barolo? Some research needed. Nevertheless, I know I will go for a bottle of wine born in 1974 and it will be from Italy. 


Thanks to Alessandro for the invitation and big applause for his passion and hard work to promote Italian wines as well as generosity!